영화 줄거리
불, 물, 공기, 흙 4개의 원소들이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는 어느 날 우연히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지금껏 믿어온 모든 것들이 흔들리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웰컴 투 ‘엘리멘트 시티’
한데 섞일 수 없는 운명의 서로 다른 남자와 여자, 그리고 자신의 꿈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성장 무비나 로맨틱 코미디처럼 그려냈는데 4대 원소를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그려냈다. 다소 평범한 느낌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멘탈들이 살아가는 엘리멘트 시티의 아름다운 배경이나 두 남녀가 섞이기 시작하면서 보여주는 시너지는 충분히 애니메이션에서만 받을 수 있는 시각적 황홀경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불같고 단순한 남성의 성격과 부드럽고 감성적인 여성의 성격을 정반대로 만들어, 보는 내내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툭하면 울음을 참지 못하는 물의 속성과 틈만 나면 불같이 화를 내는 불의 속성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여러 가지 영화 속 설정과 조금씩 맞추어 감탄을 자아내게 되는 장면들이 있다. 부모님의 의지를 받들어해야 하는 일과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자 주인공, 그리고 그 곁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갈구하며 로맨틱한 애정 표현을 하는 남자 주인공은 충분한 공감을 자아내게 만든다.
아쉽게도 쿠킹 영상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감독/연출
<엘리멘탈>을 연출한 피터 손 감독은 미국계 한국인으로 작품에 어릴 적 기억을 반영했다고 한다. 196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피터 손 감독의 부모님은 식료품 상점을 운영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어른이 된 후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얼마나 고생하고 위험을 감수했는지 알게 되고 이를 감사하는 마음을 편지 쓰듯 영화에 담았다고 했다. 극 중 늦은 밤 귀가한 앰버가 테이블에 앉은 채 잠든 아버지를 보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도 기억의 일부라고 한다.
피터 손 감독은 캐릭터 구현에 있어 ' 원소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거듭했고 그 결과, 의인화한다거나 사람으로 만들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앰버의 경우 사람의 형상이나 불에 옷을 입힌 모습이 아니라 불 그 자체여야 한다는 것이 디자인의 원칙이었다.'라고 했다.
캐릭터의 동작과 물, 불의 움직임들을 표현해야 하는 이채연 애니메이터. '캐릭터를 시각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늘 움직이고 있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유지하는 것. 그리고 어느 각도에서 봐도 앰버나 웨이드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헤어스타일인데 위로 솟은 세 개의 모양이 늘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앰버에게 세 개의 불길이 공통적으로 자리하면서도 화가 났을 때는 거세게 타오르고 슬픔에 잠겼을 때는 금세 꺼질 듯한 촛불처럼 여린 모습으로 잦아드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 디테일이 작품에 빠져들게 하는 하나의 요소가 아니었을까 한다.
영화가 끝날 때쯤 감독님의 편지를 볼 수 있다. 감독님께서 부모님께 보내는 헌사가 아닐까 한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두 분 모두 돌아가셨다고 한다.
내용 일부 중 ' 픽사에서 23년 동안 일했지만, 이렇게 와닿은 작품은 처음입니다. 저는 이민자의 아들입니다. 제 부모님은 1960년대 후반에 한국을 떠나 뉴욕으로 오셔서 저와 제 형제를 위한 아름다운 삶의 터전 만들어 주셨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엠버처럼 저도 제 가족에게 영광을 돌리고 희생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절 위해 많은 걸 포기 하셨으니까, 부모님을 위해 이래도 되는 거잖아요, 그렇죠?.... 엘리멘탈은 저와 제 동생을 위해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함을 담아 쓴 러브레터예요. 안타깝게도 영화 제작 중에 부모님 두 분께서 다 돌아가셨는데, 매일매일 그립습니다. 혹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직 곁에 있다면, 잠깐 시간을 내서 그들에게 고맙다고 전하세요. 엄마 아빠, 이건 두 분을 위한 거예요. 진심을 담아서 '
편지의 내용을 보면 저도 모르게 뭉클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께 감사함을 담아 쓴 러브레터로 엘리멘탈은 4대 원소를 토대로 쓴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디즈니 픽사가 노린 메세지
열정 넘치고 불같은 성격을 가졌지만, 가족에게만큼은 한없이 다정한 앰버와 호기심 많고 부드러우며 포용하는 성격의 웨이드. 불과 물의 만남 그 자체로도 굉장히 흥미롭다. 영화 <엘리멘탈>는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불과 물이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가운데 감동을 불러온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와 교류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보여진다. 또한 나를 위해 헌신하는 부모님을 익히 봐왔기에 차마 언급할 수 없었던 속내를 비추는 부분에서는 가족애의 참뜻을 깨닫게 한다. 힘겨운 삶의 여파로' 다른 원소와 섞이지 말 것'이라는 생활신조를 언급하는 앰버 부모님의 심정이 와닿는 결말에 마음이 울컥하게 된다.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어떻게 하면 우리 삶이 풍요롭고 평온할 수 있는지 폭넓게 비추는 영화 < 엘리멘탈 >.
독특한 세계관부터 비주얼,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조화롭고 감동 물씬하다.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이나 작품 관련 호평이 이어지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이렇게 영리하게, 효과적으로 풀어냈으니,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는 것도 정말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 영화 <엘리멘탈>의 오프닝 단편 애니메이션 <칼의 데이트> 역시 기대해도 좋다. 많은 이들이 인생 영화로 손 꼽았던 < 업 >에서 평생 꿈꿔왔던 모험을 펼쳤던 칼 할아버지와 반려견 더그가 등장하는데, 더그가 데이트를 앞둔 칼 할아버지에게 데이트를 코칭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본편 감상 전부터 뭉글뭉글 해지는 기분이 된다.